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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사카모토 소셜프로젝트 코리아) |
사카모토 소셜프로젝트 코리아(Sakamoto Social Project Korea, 이하 skmts_kr)는 국내에서 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의 모든 소식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011년 사카모토의 내한 공연을 계기로 결성된 이래, 꾸준히 웹페이지와 SNS를 통해 사카모토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음악감상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 인두암 진단을 받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뒤 휴식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카모토의 근황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사카모토의 프로젝트 앨범 의 음악감상회가 있었다. 홍대 살롱드팩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skmts_kr의 감상회는 지금까지 4년간 진행되어 오면서 국내 음악팬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주고 있다. 얼마 전 6월 9일 화요일 저녁, skmts_kr의 매니저 김재익씨를 홍대 약다방 봄동에서 만났다. 지금까지 skmts_kr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한 그의 모습은 젊지만 강인했고 목소리에는 막힘이 없었다. 인터뷰는 2시간 가량 진행됐다.
Q: skmts_kr의 전체적인 활동은 어떻게 되는가?
김재익(이하 김): 기본적으로 skmts_kr의 블로그나 SNS를 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음악감상회 관련해서는 영상 셀렉팅부터 자막과 번역 작업, 색감 조정 등이 있고. 홍보를 위한 포스터 디자인, 장소 대관 섭외 및 현장 음향 체크 등을 한다. 최근에는 외부 협력과 관련해서 음반사를 비롯한 바이럴 마케팅 업체 등과 함께 업무 진행을 하고 있다.
아울러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나오미앤고로(Naomi & Goro)의 고로 이토(伊藤ゴロ), 윤상을 비롯하여, 사카모토의 포토그래퍼를 담당하면서 W Korea와 엘르 등의 패션지에서 활동하는 라마 리(Rama-lee)도 인터뷰 했다. 현재는 브라질 출신의 첼리스트 쟈키스 모렐렌바움(Jaques Morlenbaum)과 밴드 하비누아주의 인터뷰를 예정에 두고 있다.
그 외에는 사카모토의 주변 인물들의 소식은 물론 그에게 음악적으로 영감을 얻었거나 비슷한 색깔의 국내 뮤지션을 소개하고 있다. 이걸 혼자 다 한다. (웃음)
Q: SNS상에서 엠씨스나이퍼의 결혼 소식을 사카모토에게 전하기도 했다.
김: 엠씨스나이퍼의 결혼 소식이 실린 보도자료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는데 이걸 사카모토 쪽에서도 공유하더라. 그 일을 한국 인터넷 신문 매체에서 기사로 다뤘고, 그걸 본 엠씨스나이퍼가 알게 된 것이다. (웃음) 최근 몇개월 전부터 SNS 채널에서 별도의 코멘트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개인적인 의견이 녹아있는 이야기는 입장 분리를 해야할 것 같았다. 너무 공적인 느낌보다는 친밀한 자세로 나서는 것이 소셜마케팅 관리 차원에서도 편하고. (웃음)
Q: skmts_kr를 언제부터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 사카모토가 2011년 1월에 <Playing the Piano 2011 Korea>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즈음, 2010년 쯤으로 기억한다. 10년 만에 류이치 사카모토라는 거물급 뮤지션이 내한을 오는데도 분위기가 너무 조용했다. 반면 일본 현지 반응은 뜨거웠는데, 주로 투어를 다녔던 미국이나 유럽 등의 국가가 아닌 가까운 한국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인터넷 방송 서비스인 유스트림(Ustream)을 통해 생중계 한다고 해서 더 그랬던 것 같고…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이런 정보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기에 어떻게든 알리고 싶었다.
우선 트위터로 홍보했다. 과거 상상공장의 ‘김기자의 인디속 이야기’ 쪽에서 일을 하기도 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처음에는 공연 정보가 올라오면 구글에서 번역해서 내 트위터 계정으로 홍보를 했다. 그러다 당시 사카모토 측에서 진행하던 캠페인인 사카모토 소셜프로젝트에 착안해서 ‘사카모토 소셜프로젝트 코리아(skmts_kr)’ 계정을 별도 개설했다. 이후부터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좀 더 긴 분량의 정보… 이를테면 방송이나 사인회가 포함된 내한 스케줄을 정리했다. 여유가 될 때는 직접 사인회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 정보가 한데 모이니 팔로워도 늘고 트래픽도 증가했다. 사카모토 측에서도 skmts_kr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줘서 이후 정식적으로 교류를 하게 되었다. 그 다음해인 2012년에는 사카모토가 트리오 구성으로 내한 했는데 당시 국내 에이전트와 협업을 하기도 했다.
Q: 17살부터 사카모토의 팬이라고 들었다.
김: 처음부터 사카모토의 음악을 찾아서 들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음악을 좋아하는 대부분 중고등학생들이 그렇듯이 엑스재팬(X-JAPAN)이나 글레이(Glay),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 같은 쎈 밴드음악을 들었다. 그러다 2003, 2004년 쯤에 사카모토를 알게 되었다. 당시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주인 뉴에이지가 한창 붐을 일으키던 시절이어서 그런 것도 있다. ‘Merry Christmas, Mr. Lawrence’라든가 ‘Energy Flow’, ‘Railroad Man’ 등을 자주 들었다.
근데 찾아보니 굉장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왔고 활동 역시 다방면에서 펼쳐온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뉴에이지 뿐만 아니라 전자음악과 영화음악,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는 뉴스 같은 것들 말이다. 주된 활동 거점이 일본 보다는 미국과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전까지 내가 알던 아티스트들과는 너무 달라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
Q: 사카모토의 음악은 어떤 매력이 있는 것 같은가.
김: 곡이 절정으로 가면 갈수록 비장미가 흘러 넘친다. 반면 곡이 끝날 때 즈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정심을 찾게 만든다. 영상회 때 일을 예로 들면 ‘Merry Christmas, Mr. Lawrence’가 나오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숨을 쉰다. 다들 ‘역시 이때를 기다렸어’ 하는 마음 상태일지도. (웃음) 사카모토의 음악은 우울하다 못해 쓰러진 사람을 일어서지 못할 때까지 꾹 누르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슬그머니 일으켜 세운다. 그것이 사카모토식 치유법인 것 같다. (웃음) ‘Merry Christmas, Mr. Lawrence’든 ‘The Sheltering Sky’든.
우울한 10대 시대 시기를 보내면서 사카모토의 음악을 많이 찾아 들었다. 아마 정서적인 면에서 많이 귀에 들렸던 것 같다. 과거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 YMO) 시절 때의 음악을 들어보면 음색이나 기본적인 진행이 전체적으로 뉴웨이브 풍이라서 신나긴 하다. 근데 우리가 익히 아는 EDM, 테크노 계열의 넘버들처럼 밝은 기세의 음악은 아니다. 그런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지. (웃음) 그런 성향이 피아노 솔로 곡에도 묻어나는 것 같다. 그래서 보통의 클래식 편성을 이루는 곡들조차 다른 연주자들의 곡과는 분위기부터가 남다르고… 물론 내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사카모토의 나이가 이제 63세이고 음악 인생만 40년이라서 모든 것을 알기에는 너무 방대하다. 최근에서 알게 되는 사실도 많다. (웃음)
Q: 최근에 있었던 <UTAU> 필름기그 진행과 관련해서 이야기 해달라.
김: <UTAU> 앨범은 일본 현지에서 2010년에 출시되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사카모토와 싱어송라이터 오누키 다에코(大貫妙子)의 프로젝트 앨범으로 사카모토의 피아노와 다에코의 노래, 딱 두 개의 악기만 담긴 정적인 음반이다. 앨범 발매 후 일본 투어가 있었는데 이를 기록한 영상을 토대로 진행한 감상회였다.
<UTAU>의 국내 라이선스는 음반사 씨앤엘뮤직을 통해 2013년에 나왔다. 사실 이번 감상회는 진행에 앞서 고민이 있었다. 사카모토의 다른 음반들과는 성격이 많이 다른데다 영상 중간에 토크가 엄청 많아서 다른 때보다 작업량이 유독 많았기 때문에. (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과거 음악에 가사를 붙이는 방식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쨌든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름이 들어간 프로젝트였기에 니즈가 있다고 생각해서 진행했다. 이번 이벤트부터는 장소는 물론 홍보에 있어서도 여러모로 다변화를 주려고 했다. 덕분에 일이 더 많아졌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다.
Q: 감상회의 다변화라고 한다면?
김: 홍대 살롱드팩토리에서 감상회를 오래 했으니 이제는 다른 지역으로도 반경을 넓혀 보고 싶었다. 그래서 감상회 때부터는 소셜모임 서비스 여가상자와 함께 진행했다. 여가상자는 바이럴을 비롯한 홍보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라서 먼저 요청을 했다. 여가상자의 주 프로그램들이 개인 여가생활과 정적인 취미 활동 쪽에 집중되어 있어서 우리 감상회와 잘 맞을 것 같았다. 여가상자와는 시작부터 장소 섭외, 바이럴까지 함께 진행했다.
이번 <UTAU> 감상회는 이례적으로 4월 한달 동안 합정 허그인, 가산디지털단지 무중력지대 G밸리, 홍대 살롱드팩토리. 이렇게 총 3곳에서 진행되었다. 앵콜로는 5월 23일에 홍대 살롱드팩토리에서 한번 더 했다. 앞서 말했듯이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고 다양한 데이터와 피드백도 얻을 수 있었다. 신청자의 연령층과 성별, 인원 수 등… 다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참고가 되는 자료들이다.
Q: 감상회는 언제부터 했었나.
김: skmts_kr로 활동 하던 중에 홍대 살롱드팩토리에서 처음 시작했다. 학생 때부터 스터디하려고 자주 들른 곳이었다. 그렇게 오며가며 하면서 살롱드팩토리의 김우성 대표님과도 인연이 닿았고… 나중에 이런 기획 있는데 어떠시냐고 여쭤봤더니 꽤 관심 있어 하셨다. 평소 살롱드팩토리에서는 각종 문화 강좌는 물론 미디어 콘텐츠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색깔이 맞았던 것 같다. 이후부터는 살롱드팩토리의 북박이장처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웃음)
실제로 사카모토가 내한공연을 하면 동원되는 관객 수가 엄청 많다. 내한공연을 보겠다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관객도 있을 정도다. 애초에 그 관객들을 다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사카모토의 음악을 알려보자는 취지가 있다보니 지금까지 4년 동안 진행된 것이다.
Q: 가장 기억에 남은 감상회는?
김: 아무래도 이번에 했던 <UTAU> 필름기그다. 장소도 여러 곳에서 진행했고 고생도 많이 했다. 특히 무중력지대 G벨리에서 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살면서 가산디지털단지에는 처음 가봤는데 유동인구는 물론 상주인구의 평균 연령대에 놀랐다. (웃음) 무중력지대 G벨리의 담당자분들은 물론 감상회 참여자분들의 연령대도 비슷했고. 그런 가운데 지역 특성상 IT분야 특화지구이다 보니 상주하는 사람들의 생활 시간대, 주변 문화시설 존재여부 등 여러가지 알게되는게 많아서… 우리 감상회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질 것 같았다. 무중력지대 G벨리도 좋았고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함께 하고 싶다.
Q: <UTAU> 필름기그는 마치 사카모토의 공연을 실시간으로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김: 거의 웬만한 감상회 때마다 풀타임으로 재생한다. 거기다 영상물의 품질도 나쁘지 않다. 영상 제작사 측에서도 차후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 발매를 염두하고 공연 실황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영상과 음향이 괜찮은 퀄리티로 제작됐다.
Q: 감상회를 하다보면 결국 상업적인 부분에 직면할 것 같다.
김: 앞으로 계속 하게되면 결국 이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작권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다. (웃음) 원작자의 허락이 있어도 판례나 관리협회 차원에서 걸고 넘어지면 얘기가 또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해 관계가 많다. 현재 진행되는 이벤트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일단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다 수익이 발생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대신에 합법적인 부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다. 규모를 키운다는 가정 하에 어느 정도 선에서의 수익 처리가 적당한지 자문도 구하느라 바쁘다.
Q: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도 감상회 계획이 있는지?
김: 2년 안에 제주도에서 감상회를 하고 싶다. 제주도에 있는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공간도 알아보고 있고. 제주도가 휴양지면서 문화 관련 콘텐츠가 서울 만큼 활성화된 분위기는 아니다보니… 요조나 옥상달빛 등 인디뮤지션들이 제주도에 가서 공연을 종종 한다는데 그럴 때마다 제주도민 입장에서는 반갑고 신선해할 것 같다. 그래서 우리 기획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이후도 감상회는 진행이 되는 건가?
김: 일단 사카모토의 음악활동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YMO와 관련해서 준비를 할 것이다. 9월이나 늦어도 10월까지는. 원래 계획은 8월 쯤에 하려고 했는데 그 시즌에는 락페스티벌들이 모여 있는 관계로 힘들어서 미뤘다. 하반기 중이나 내년 초 중순까지는 하려고 한다. 나만 열심히 하면된다. (웃음) 계획은 항상 있다.
Q: 해외의 사카모토의 팬들도 skmts_kr의 활동을 관심있게 보는 것 같다.
김: skmts_kr의 SNS는 한국 계정임에도 불구하고 영미권 팔로워가 훨씬 많다. 가끔 이 사람들이 뭐 때문에 좋아요를 누르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웃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참사 당시에 사카모토의 무사 소식을 기다렸던 팬들이 들어온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이후에는 일본 내 정치권과 관련 있다. 여러번 일본은 자국내 시선을 돌려 보고자 동북 아시아 패권을 주장하는 등의 의제설정을 진행해 왔는데, 이 점에 대해서 사카모토가 문제제기를 해왔다. 워낙 상식적인 반론이라서 skmts_kr도 여러번 공유했다. 그런 공유 기록을 보고 팔로워들이 차츰 늘어난 것 같다. (웃음) 어쩌다보니 skmts_kr의 입장이 정치적으로 흐르는 듯 싶어서 걱정도 들었다.
Q: 그럴 때면 skmts_kr의 입장이 미묘했을 것 같다.
김: 사실 제일 겁났던 것은 그가 우익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조사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생각하는 우익은 아니다. 사카모토는 일본 출신이면서도 미국 뉴욕에서만 20년 가까이 살았고, 해외 공연을 자주 다니다보니 세계 각지에 친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청년 시절에 백남준을 동경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함께한 이탈리아 출신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로치(Bernardo Bertolucci) 감독, 또 평소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로는 브라질 출신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ônio Carlos Jobim)을 꼽기도 했으니까. 아울러 언젠가 어느 인터뷰에서 당시 불거졌던 센카쿠 댜오위다오 분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당시 그의 머릿속에 있는 중국인 친구가 생각이 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각 나라 별 정치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해당 국가의 지인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는 식이다. 직접 연락해서 현지 분위기나 견해를 물어보기도 한다고.
Q: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음악가니까 발언력이 대단한 것 같다.
김: 사카모토는 80년대에 YMO의 멤버로서 영미권에서 활동하면서 빌보드 핫샷 데뷔를 했다. 그때 YMO의 곡을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등이 리메이크하기도 했으니까. 또 당시 일본의 경제력이 급부상 하던 시절에 때 마침 미국에서 들려온 일본 출신의 YMO의 성공 소식은 단순히 음악적인 부분을 넘어서 일본 내까지 많은 이슈가 되었던 것 같다. 이후 사카모토의 개인 커리어에서 보면 아카데미와 그래미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회장에서는 오케스트라 지휘를 했다. 그 모습을 일본의 기성세대들은 쭉 봐왔기 때문에 최근 그의 어떤 정치적인 행보에 대해 비판보다는 일단은 듣고 보는 자세로 지켜보는 것 같다. 최근까지도 일본에서는 소셜테이너(Socialtainer)의 개념이 전무했기 때문에 사카모토를 비롯하여 무라카미 류 등의 문화계 인사가 하는 쓴 소리에 당황하면서도 신선하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덕분에 나도 세계 근현대사는 물론 해당 인물들에 대한 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안 그래도 일이 많은데. (웃음)
Q: 사카모토와 만난 적은 있는지.
김: skmts_kr로서 2012년에 트리오 공연 종료 후 무대 뒤에서 간단하게 인사를 했다. 내 소개를 했더니 그는 “잘 부탁드린다” 라고 답해줬다. (웃음) 사카모토 뿐만 아니라 공연의 유스트림 방송을 담당했던 엔지니어분과도 인사했다.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웹상에서 여러차례 멘션을 주고 받아서 그런지 처음 만나는데도 익숙하고 반가웠다.
Q: skmts_kr를 하면서 어려운 점?
김: 최근에 알았는데 내가 하는 역할이 꽤 많더라. (웃음) 본업과 skmts_kr의 활동을 병행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고. 직장 다니는 출퇴근 시간만 왕복 세네 시간이 걸린다. 시간 관리의 필요성도 느끼고… 이런 가운데 일은 일대로 진행하려니 애로사항이 좀 있긴 하다. 그래도 자문을 구하면 생각치도 못하게 많은 대답을 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다. 운 좋게 항상 나타나더라. (웃음) 씨엔앨뮤직이나 살롱드팩토리, 여가상자 같은 곳이 그렇다.
Q: skmts_kr를 하다보면 욕심이 날 것 같다.
김: 현재로는 사카모토가 한국 와서 공연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우리 웹사이트에 들어와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채널 용도로 만족한다. 음악감상회도 사카모토의 음악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차후 있을 내한공연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것이 목표니까. 물론 지금껏 내가 고생하니까 알아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웃음) 적어도 이 이상 더 나설 이유는 없다고 본다. skmts_kr는 처음부터 류이치 사카모토의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전부니까.
Q: 앞으로의 목표는, 그리고 10년 후에 뭐하고 있을 것 같은가?
김: 개인적으로는 잇뮤직크레이티브(it music creative) 라는 브랜드를 론칭했고 해당 조직 내에서는 피쳐 에디터라는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1인 스타트업 겸 미디어 출판 회사인데 직함이 피쳐 에디터인 이유는 내가 한 일에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서 그런 거고. (웃음) 윤상씨의 인터뷰 때부터 잇뮤직크레이티브의 이름을 처음 올렸다. 현재 잇뮤직크레이티브는 인터뷰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하나의 매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skmts_kr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부분도 처리할 수도 있을 것 같고… 10년 뒤에는 그런 식으로 잇뮤직크레이티브를 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키우고 싶다. 이런식으로 꾸준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금처럼 뭔가를 하고 있지 않을까. (웃음)
(부록) skmts_kr의 류이치 사카모토 추천음반
Ryuichi Sakamoto – Three (2012)
오랜 음악적 동료인 쟈키스 모렐렌바움과 새로운 트리오 편성을 위해 진행된 공개 오디션에서 발탁된 실력파 바이올리니스트 주디 강(Judy Kang)과의 합작 앨범이다. YMO는 물론 류이치 사카모토 개인의 지난 작업들이 트리오 3중주로 편곡 레코딩되어 있다. 과거 타이트하게 진행되는 편성과는 다르게 느리고 여유로운 호흡이 느껴진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메인으로 하면서 동시에 클래식 작업에서도 유유자적하는 노련미와 담담함이 느껴진다. 40년 가까운 음악 경력자의 앨범답다. 국내에는 씨앤엘뮤직이 정식 라이선스 출시했다. 추천곡은 ‘Happy End’, ‘The Last Emperor’.
Ryuichi Sakamoto / Illuha / Taylor Deupree – Perpetual (2015)
지난 2013년 일본 야마구치 아트센터 1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설치 작업 의 개막 이벤트 중 녹음된 실황 앨범. 류이치 사카모토와 미국의 전자음악가 테일러 듀프리(Taylor Deupree), 일본의 밴드 일루하(Illuha)의 퍼포먼스가 담겼다. 장르로 치면 노이즈/엠비언스 계열의 전자음악이다. 2001년 앨범 이후 노이즈/엠비언스계 사운드 디자인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낸 류이치 사카모토의 여유있는 스케치, 테일러 듀프리와 일루하의 음악적 터칭이 돋보이는 앨범. 이질감 있는 불편함 보다는 편안하고 따스한 기운이 두드러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구입할수 없지만 테일러 듀프리가 직접 운영중인 레이블 12k의 홈페이지에서 쉽게 구입할수 있다.
사카모토 소셜프로젝트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