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 사리타(Saritah)의 공연을 처음으로 봤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자 잔디밭에 앉은 수많은 관객들은 일어나 춤을 추며 노래를 따라 했다. 처음 듣는 노래일텐데 사람들은 익숙하게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나 역시 사리타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사리타의 음악은 일상에 지쳐 상실했던 흥겨움과 기쁨을 마법처럼 다시 불러 일으켰다.
한국계 호주 싱어송라이터인 사리타는 레게, 소울 등 다양한 장르가 조화를 이룬 음악을 한다. 2004년에 첫 앨범 <Gratitude>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총 네 장의 음반을 발표했으며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하고 있다. 그녀의 4번째 앨범 <Dig Deep>은 2013년에 라이선스 출시되었다. 그녀는 매 순간마다 삶의 대한 메시지와 흥겨운 가락을 들려주며 청중들과 깊이 호흡하고 교감하는 공연을 즐긴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사리타는 5월 10일에 홍대 ‘자마이카왕’에서 깜짝 공연을 펼쳤다. 이 인터뷰는 그날 이후 여러 차례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졌다. 사리타는 영어 뿐만 아니라 한국어로도 직접 답변을 적어 보내줬다(***한국어는 사리타의 동의 하에 번역되었다). 그녀가 전달하려는 의도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내용을 크게 손보지는 않았다. 바쁜 일정에도 성실히 답변해 준 사리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Q: 사리타, 간단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SARITAH: 안녕하세요, 저는 싱어, 송라이터, 뮤지션 사리타입니다, 제 음악의 쟝르를 국한해야 한다면 레게/소울에 가장 가깝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으며 저의 어머니는 한국사람입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살기도 했으나 대부분 호주에서 자랐으며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활동 중입니다. 사랑하는 한국의 음악애호가 여러분들과 소통하게 되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Q: 어떻게 레게 뮤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 SARITAH: 제 기억으로는 13살인가 14살 때 아버지가 첫 레게 앨범으로 밥 말리의 비정규 음반을 사주신 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거 같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점점 더 좋아하게 된 거 같습니다. 물론 음악은 장르보다는 느낌이지요. 제게 와 닿으면서 감동과 소통을 주는 모든 음악을 사랑합니다.
Q: 음악을 만들 때 어떻게 영감을 받는지? SARITAH: 제가 느끼는 감정, 자연, 주변 사람들, 우주, 그리고 성장해가는 자신과 지구상에서 인간이 주는 영향력 등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Q: 가장 좋아하거나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SARITAH: 아주 많습니다! 밥 말리는 물론, 미드나이트, 미셀 엔디지오첼로, 에리카 바두, 마누 차오, 트리니티 루츠 등의 영향을 지금도 많이 받습니다. 라이브 뮤지션 중에서는 지미 클리프, 로키아 트라오레, 스틸 펄스 그리고 데미안 말리로부터 아주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Q: 사리타의 노래 중 특히 ‘Gratitude’, ‘Tears of Joy’와 ‘Dig Deep’을 좋아합니다. 주로 여행이나 생활에 관한 노래를 만드는 것 같네요. 그 외에 다른 노래에 대해서도 말해주신다면? SARITAH: 네, 당신 말처럼 삶은 결국 하나의 여정이니까요. 저의 목적 또는 소망은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영감과 희망을 주면서 동시에 치유의 음악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가장 커다란 희열을 느낄 때가 바로 제 노래를 듣고 많은 도움과 영감을 받았다는 글을 받을 때입니다. 또한 음악은 연대감을 줍니다. 저는 제가 겪은 경험에 관해 노래하지만 항상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산다는 것이 때로는 힘들지만 음악은 마술처럼 우리를 다른 곳으로 이끕니다. 사람들은 종종 제 음악이 영적이면서 . . . 영원하고 보편적인 사랑, 기쁨, 믿음, 그리고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과 지구에 대한 존경들을 가사에 담았다고 합니다. 하나 더 빠질 수 없는 경이로운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무한히 팽창하는 우주와 공전하는 지구 행성에서 살아 숨쉬는 인간입니다!
Q: 당신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환경 문제 같은 사회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어떤 이슈에 대해 관심이 있나요? SARITAH: 요가, 친환경 채소경작, 서핑, 카포에라, 댄스 등을 좋아합니다. 지구상에 아직 남아있는 삼림을 보호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숲은 지구가 숨쉴 수 있게 해주는 폐이기 때문이지요. 저 자신이 발전하는 것과 지속 가능한 삶을 향해 연대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지구와 조화롭게 공존하며 사는 것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육류업계가 지구에 큰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채식주의를 선택했습니다.
Q: 서울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린 시절이 기억이 나는지? 그러한 기억이 음악에 영향을 주었나요? SARITAH: 네, 한국은 저의 일부이며 천만다행이라 자축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에 한국을 떠났으나 다행히도 자주 왔으며 특히 최근에는 매년 와서 공연도 하고 한국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해외에서도 시금치 두부 된장국, 그리고 빈대떡과 메밀국수를 자주 직접 요리합니다! 절에 가는 것이 너무 좋아 한국에 올 때마다 외할머니집 근처 ‘동학사’에 갑니다. 외할머니께서 절하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한번은 외할머니, 엄마와 함께 템플스테이를 갔는데 평생 소중히 간직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전통소리와 전통 연희 음악을 강의하시는 선생님들에게서 가창법을 배웠는데 그 이후 제 목소리는 물론 제 자신에게도 심오한 영향을 남겼습니다.
5월에 있던 홍대 자마이카왕에서의 공연을 마친 뒤 photo by Official Saritah Facebook
Q: 한국에서 여러 번 공연했습니다.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지요? SARITAH: 최근 홍대 ‘자마이카왕’에서의 아쿠스틱 솔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이브가 너무 좋았습니다!! ‘동양표준음향사‘의 제 친구, 오정석과 태히언 덕분에 가능했었습니다!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도 경이로웠습니다 – 너무도 아름다운 페스티발 장소 그리고 프로덕션 등으로. ‘에이팜(울산 아시아 퍼시픽 뮤직 미팅)’, ‘MBC 난장’, ‘EBS 스페이스 공감’도 좋았습니다. ‘광명 밸리 뮤직 페스티벌’ 때는 가장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하였고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Q: 한국의 레게 뮤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함께하고 싶거나 인상적인 아티스트가 있는지? SARITAH: 한국 레게 월드와 소통하게 되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제 친구이며 포크와 레게 싱어인 태히언은 새 앨범을 발매했고, 킹스턴 루디스카는 매우 훌륭한 라이브 밴드입니다. 또한 레게를 대중에게 전하는 데 큰 공헌을 하는 것과 동시에 레이블, 프로모터인 동양표준음향사 같은 레게 사운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대단합니다.
Q: 한국과 비교해서 호주의 음악 신을 이야기해줬으면 해요. SARITAH: 우선 호주의 인구는 한국의 절반도 안되는 반면, 그에 비해서 땅덩어리가 훨씬 큽니다. 따라서 밴드들이 공연투어를 한다는게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수많은 훌륭한 밴드, 공연장 그리고 페스티발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2007년도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했을 당시 대부분 사람들은 클래식, 재즈, 팝 이렇게 세 장르의 음악 밖에 모르는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장르들이 보급되면서 애호하는 것 같습니다.
Q: 미국 ‘시에라 네바다 월드뮤직 페스티벌’, 일본 ‘그린룸 페스티벌’ 등 해외의 여러 음악페스티벌에서 공연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SARITAH: 다른 나라들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페스티벌 공연을 좋아하다보니 해외 페스티벌 공연은 정말 금상첨화입니다! 페스티발에 모인 청중은 음악과 삶을 만끽하고자 열린 마음으로 모이기 때문에 페스티벌은 음악을 공유하기에 완벽한 곳입니다. 기억에 남는 페스티벌로는 한없이 경이로웠던 영국의 ‘글라스튼베리’와 프랑스의 ‘레게 선 스카’였습니다. 에너지와 멜로디, 리듬이 말을 대신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물론 대지와 나무들에게도 노래할 수 있어서 저는 야외공연을 특히 선호합니다. 또한 페스티벌은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소통하면서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Q: 최근 근황을 알려주세요. SARITAH: 미국의 주요 여름축제라 할 수 있는 ‘일렉트릭 포레스트 페스티벌’, ‘캘리포니아 월드페스트’, ‘샹그리라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을 만끽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정말 원하고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축복 받은 시간과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해하는 중입니다 – 바로 작곡하는 작업이죠!! 저는 감정, 생각, 아이디어 등이 가사, 기타코드, 멜로디, 장단으로 노래가 되어가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4 시에라 네바다 월드뮤직 페스티벌에서 사리타 photo by Official Saritah Facebook
Q: 새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어떤 메시지/사운드를 새 앨범에 넣을 생각인가요? SARITAH: 아마 마지막 앨범 이 나온 이후에 제 자신이 겪은 개인적, 음악적인 발전이 많이 반영될 것입니다. 아직 언제 나올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나올 때가 되면 나오지 않을까요! 이미 몇 곡이 준비되어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을 들여 곡을 쓰려고 하구요. 저는 항상 ‘이러저런 사운드의 곡을 만들어야지’ 하고 정해놓기보다는 그 곡이 원하는 사운드가 되어 갈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최근에 쓴 곡 중에 마음에 드는 곡 하나는 인간이 개발에 미치기 이전, 자연 그대로의 대지와 그것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담은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다음 앨범 작업이 진행되는 사이에 ‘Inner Wealth’라는 곡이 최근 하와이에서 찍은 영상과 함께 가을에 먼저 공개될 예정입니다.
Q: 음악가로서 이루고 싶은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SARITAH: 노래, 작곡, 악기 연주 모든 면에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더 나아지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투어도 계속하구요. 또 의식을 갖춘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협업을 했으면 합니다.
Q: 한국에 다시 와서 공연할 계획이 있나요? SARITAH: 아쉽게도 현재는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만 빠른 시일 내에 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그 사이에 세계 어디서나 누구든지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스트리밍 어쿠스틱 라이브 공연은 어떤지요? 최근에 첫 온라인 라이브 공연을 하였는데 참으로 좋았습니다! 다음 온라인 라이브 공연을 계획 중이니 제 페이스북 페이지를 종종 방문하셔서 온라인 공연시간 발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리타의 음반들 photo by Official Saritah Facebook
Q: 당신의 팬과 이 글을 읽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SARITAH: 지원해 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 음악에 관해서 더 아시고 싶다면, 출시된 4장의 음반을 확인해주세요 – 최근에 나온 <Dig Deep>와 <Ancient Forward>, <These Days/You’re the One EP>, 그리고 <Gratitude> 입니다. 또 제가 모두에게 마음을 모아 해드리고 싶은 말은, 가슴이 원하는 것을 따르고 꿈을 따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이 준 유일무이한 재능을 타고 났기에 세상이 필요로 하는 재능만이 세상을 완전하게 채울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오로지 이 방법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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